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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s/Non Fiction But Fiction

이상한 마을

by Eisen Sophie 2020. 10. 25.

3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있는 반도의 깊은 남쪽에는 주변의 다른 마을과는 다른 특이한 마을이 하나가 있다.

이 마을은 주변의 마을과는 왕래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 마을 속 주민들은 모두 같은 똑같은 옷, 생김새, 무표정, 생각하고,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이들은 심지어 이동할때도 오와열과 발도 맞춘다.

 

잠을 잘때도 다같이 오와열 각을 맞춰서 잠을 자고, 같은 시간에 같은 동작으로 일어난다.

 

나는 이들의 일부분이다.

 

이곳에 정착한 뒤로 나는 나라는 고유의 객체가 없어지고 있다.

 

이는 마치 내가 바가지에 고요하게 담겨있는 물에 존재하는 하나의 입자일뿐이라는 생각만을 하게한다.

 

이곳 생활을 할수록, 여기 주민들과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점점 동기화 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과 나의 생각 마저도 곧 경계가 없이 융화 될것같다.

 

이곳에 더 있다가는 내가 고유한 나 자신을 잃어 버릴까봐 두렵다.

 

아마도 이렇게 되게 하는 것이 목적인지 우리가 우리 각각의 자신들을 못 알아 보게 거울을 설치 해놓지 않았다.

 

이런 생활이 몇일이고 반복이 되었다.

 

나는 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점점 잃어 갔다.

 

모든 행동은 명령이 내려왔을때만 하는 것이다.

 

명령 이외의 것들은 해서는 안된다.

 

점점 내가 여기 주민들과 완벽하게 동기화가 되는 것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저녁을 먹기 위해 오와 열을 맞춰서 걸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에 우리들을 비추는 큰 거울을 봤다.

 

그리고 그 거울 속에는 몇 십명의 우리가 오와열을 맞춰서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내는 비상식적으로 큰 발소리는 그들 주변을 감싸고 있는 차가운 공기들을 무겁게 울렸다.

 

‘쿵! 쿵! 쿵! 쿵!’

 

내 머리 또한 정신을 잃게 만들 만큼 울렸다.

 

정신을 잃지 않으면서, 나는 그 거울속에서 내 자신을 필사적으로 찾으려 했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을 찾아 볼수 없었다.

 

그곳에는 오직 하나가 된 우리들의 무지막지한 행진만이 있었다.